[영화] 500일의 썸머 – 모두가 경험한 연애라는 계절, 그리고 음악이 주는 특별함 (2009)

2026. 4. 10. 00:15콕뷰 콘텐츠 리뷰

출처 : 폭스 서치라이트 픽처스

제목: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감독: 마크 웹 / 각본: 스콧 뉴스태터, 마이클 H. 웨버
출연: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
개봉: 2009년(미국) / 2010년 1월 21일(한국)
러닝타임: 95분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수상: 제25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각본상 수상 / 제67회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나는 사실 로맨스 영화를 잘 안 본다.

다른 사람 연애하는 걸 굳이 왜 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있어서 연애 프로그램도 안 본다. 하트 시그널, 솔로지옥 이런 거 아예 안 봄. 드라마나 영화도 로맨스는 좀 피하게 되는 편인데, 그런 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극장까지 가서 본 영화가 있다. 바로 이 500일의 썸머다. 그리고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다.


로그라인

"This is not a love story. This is a story about love." 이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줄거리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남자 톰(조셉 고든 레빗)은 어느 날 회사에 나타난 썸머(주이 디샤넬)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둘은 가까워지고, 좋은 시간을 보내지만, 썸머는 처음부터 진지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영화는 이 둘의 1일부터 500일까지를 순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행복했던 날과 무너지는 날을 왔다 갔다 하면서, 같은 장소 같은 사람이 얼마나 다르게 보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영화를 봐야 하는 결정적 이유

1. 음악이 특별하다 — 이 영화 OST는 전부 다 좋다

500일의 썸머는 영화에서 나오는 모든 음악이 전부 다 좋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 전부 다. 특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주이 디샤넬이 직접 부른 Sugar Town인데, 노래방에서 이 곡을 부르는 장면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톰이 썸머와 하룻밤을 보낸 다음 날 아침, 세상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이는 그 기분을 뮤지컬로 표현한 장면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같이 춤추고, 애니메이션 새가 날아다니고. 사랑에 빠진 사람의 기분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이 영화는 음악 때문에라도 꼭 봐야 하는 영화다.

 

2. 시간이 왔다 갔다 하는 구성이 영리하다

이 영화는 연애 초반부터 이별까지를 순서대로 풀어내지 않는다. 282일차에서 갑자기 1일차로 돌아가고, 다시 488일차로 넘어간다. 그런데 이게 그냥 멋 부리려고 한 게 아니다. 좋았던 날과 힘들었던 날을 나란히 보여주면서, 같은 사람의 같은 행동이 사랑할 때와 이별할 때 얼마나 다르게 보이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모든 게 예뻐 보이고 좋아 보였던 하나하나 사소한 것들이, 헤어질 즈음엔 그 하나하나가 싫어지는 것으로 변하는 게 — 너무 공감된다.

 

3. 사랑에 대한 표현이 가장 보편적이다

외국 로맨스 영화들은 뭔가 한국 정서랑 안 맞는 것도 많다. 근데 이 영화는 그런 게 없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설렘, 착각, 집착, 이별, 그리고 그 이후. 가장 보편적인 사람과 사람 사이, 연인 사이의 마음들을 담아냈다. 그래서 나라나 문화를 떠나서 공감대가 엄청나다. 이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가 바로 이거다.

 

4. 모두의 X년, 썸머?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썸머를 욕한다. 남자 주인공이랑은 결혼할 마음이 없던 여자가, 헤어지고 나서 바로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을 결심했으니까. 천하의 나쁜 년이라고. 근데 생각해보면, 누군가와의 미래를 그려간다는 것에서 내 가치관까지 바꿀 수 있는 게 사랑이기도 하다. 썸머는 사랑을 안 믿었던 게 아니라, 톰과의 사랑에서 그걸 못 느꼈던 거다. 그리고 영화는 마지막에 톰이 ‘어텀(Autumn)’이라는 여자를 만나는 걸로, 누구에게나 그런 사람이 나타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강스포 죄송 _ 알고봐도 재밌음)

 

5. 주이 디샤넬이 너무 예쁘다

이건 그냥 솔직한 감상인데, 이 영화에서 주이 디샤넬이 진짜 너무 예쁘다. 파란 눈에 까만 단발머리, 빈티지한 원피스. 톰이 첫눈에 반하는 게 100% 이해가 된다. 그리고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노래도 잘 부르고, 캐릭터에 묘한 매력을 불어넣는 연기도 좋다. 썸머라는 캐릭터가 이렇게까지 오래 기억되는 건 그녀가 보여준 사랑스러운 분위기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6. ‘느좋’ 영화의 정석

한마디로 ‘느좋’ 영화다. 느낌이 좋은 영화. 이별을 다루는데 같이 힘들어지는 영화가 아니다. 보고 나면 오히려 기분이 나쁘지 않다. 슬프지만 따뜻하고, 아프지만 예쁘다. 9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도 딱 좋고, 아무 생각 없이 봐도 좋고, 곱씹으면서 봐도 좋다. 주말이나 날씨 좋은 봄날에 보기 딱 좋은 영화.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진짜 이유

로맨스 영화를 안 보는 내가 극장까지 갔고,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로 남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게 ‘연애’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좋아하는 감정, 착각하는 감정, 놓아주는 감정, 다시 시작하는 감정. 영화의 시작은 헤어짐이고, 끝은 새로운 만남이다. 결국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대를 주고, 그 공감이 오래 남는다.


추천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로맨스 영화를 안 보는 사람도 상관없다. 나도 그랬으니까. 특히 이렇게 날씨 좋은 봄에 보면 더 좋다. 너무 재밌지만 너무 가볍지만은 않은, 그런 영화를 찾고 있다면 이거다. 그리고 영화 보고 나서 OST 플레이리스트 꼭 만들어라. 후회 안 한다.

한 줄 평 (콕뷰) :
모두가 겪었을 연애라는 계절의 시작과 끝, 그 안에 더한 취향저격 음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