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탈리안 잡 – 이 영화 때문에 드림카가 생겼다 (2003)

2026. 4. 14. 17:56콕뷰 콘텐츠 리뷰

출처 : 파라마운트 픽처스

제목: 이탈리안 잡 (The Italian Job)
감독: F. 게리 그레이
각본: 도나 파워스 & 웨인 파워스
원작: 트로이 케네디 마틴 – 영화 ‘이탈리안 잡’ (1969, 마이클 케인 주연)
출연: 마크 월버그, 샤를리즈 테론, 에드워드 노튼, 제이슨 스타뎀, 세스 그린, 모스 데프, 도널드 서덜랜드
개봉: 2003년 5월 30일(미국) / 2003년 10월 2일(한국)
러닝타임: 111분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범죄, 액션, 하이스트(케이퍼 무비)

 


이 영화 때문에 드림카가 생겼다

내가 차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이 영화다. 바이럴이 뭔지, PPL이 뭔지도 모르던 어린 시절에 이 영화를 봤고,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 든 생각은 하나였다. 나중에 차를 산다면 저 차를 사겠다. 미니쿠퍼.

물론 지금은 안다. 연비, 가성비, 유지비.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미니쿠퍼가 합리적인 선택은 아니라는 걸. 근데 여전히 내 마음속에 가심비로는 1등인 차가 미니쿠퍼다. 그리고 그 가심비의 시작이 이 영화였다. 영화 한 편이 사람의 드림카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걸, 이 영화가 증명했다.

실제로 이탈리안 잡은 영화 PPL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MINI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이 영화를 따로 소개할 정도다. 영화 속 미니쿠퍼가 LA 지하철 터널을 질주하는 장면은, 차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저거 뭐야'라는 호기심을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그게 PPL의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영화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관객이 스스로 찾아보게 만드는 것.


로그라인

완벽한 한탕에 성공한 팀. 하지만 동료의 배신으로 모든 걸 잃는다. 살아남은 자들이 다시 모여, 되찾고, 복수한다. 미니쿠퍼 세 대와 함께.


줄거리

금고털이 전문가 찰리 크로커(마크 월버그)와 은퇴를 앞둔 전설적인 도둑 존 브릿저(도널드 서덜랜드)는 베네치아에서 금괴를 털어내는 데 성공한다. 팀에는 운전의 달인 핸섬 롭(제이슨 스타뎀), 폭발물 전문가 레프트 이어(모스 데프), 해킹 천재 라일(세스 그린), 그리고 내부 전략가 스티브(에드워드 노튼)가 있다.

작전은 완벽했다. 문제는 사람이었다. 스티브가 팀 전체를 배신하고 금괴를 독차지한 뒤, 존을 살해한다. 찰리와 나머지 팀원들은 겨우 목숨만 건진다.

1년 뒤. 찰리는 존의 딸이자 금고 전문가인 스텔라(샤를리즈 테론)를 합류시키고, LA에 숨어 사는 스티브의 금괴를 되찾기 위한 새로운 작전을 세운다. 이번에는 LA 도심 한복판에서, 미니쿠퍼 세 대를 이용한 전대미문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이 영화를 봐야 하는 결정적 이유

 

1. 범죄 영화의 공식 — 원조는 여기에 있다

지금 보면 이 영화의 구조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조직이 한탕을 치고, 누군가의 배신으로 와해되고, 다시 모여서 복수하며 통쾌하게 털어내는 구조. 이건 지금은 범죄 영화의 전형이다. 오션스 시리즈도, 나우 유 씨 미도, 수많은 하이스트 영화들이 이 공식 위에 서 있다.

근데 그 공식의 원형을 따라가면, 결국 이 영화에 도착한다. 정확히 말하면 1969년 마이클 케인 주연의 오리지널 이탈리안 잡이 있고, 2003년판은 그 리메이크다. 하지만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탈리안 잡'은 이 2003년 버전이다. 오리지널의 정신을 가져오면서, 현대적인 스케일과 캐스팅으로 하이스트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다.

 

출처 : 파라마운트 픽처스

2. 미니쿠퍼 — 영화 역사상 최고의 PPL

이 영화에서 미니쿠퍼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사실상 주연이다. 빨강, 하양, 파랑 세 대의 미니쿠퍼가 LA 도심과 지하철 터널을 질주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아이덴티티 그 자체다. 작고 빠르고 좁은 곳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미니쿠퍼의 특성이, 영화의 작전 구조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재밌는 건, LA 지하철 터널 촬영을 위해 제작진이 맞춤형 전기 미니쿠퍼를 따로 만들었다는 거다. 밀폐된 공간에서 내연기관 차량을 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디테일까지 챙기면서 미니쿠퍼를 활용한 결과, MINI 브랜드 자체가 이 영화의 수혜를 엄청나게 받았다. MINI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도 이 영화를 소개하는 페이지가 별도로 존재한다. 영화가 브랜드를 만든 가장 좋은 예시 중 하나다.

 

3. 캐스팅 — 이 배우들의 젊은 시절

샤를리즈 테론. 에드워드 노튼. 제이슨 스타뎀. 마크 월버그. 이름만 봐도 쟁쟁하다. 근데 이 영화가 2003년 작품이라는 걸 생각하면, 지금과는 다른 이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샤를리즈 테론은 이 영화에서 정점에 가까운 미모를 보여주고, 에드워드 노튼은 능글맞으면서도 밉상인 배신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제이슨 스타뎀은 아직 트랜스포터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뜨기 전이라, 지금보다 훨씬 날렵한 모습이다.

이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낭만이다. 20년이 넘은 영화를 다시 보면, 영화 속 이야기보다 이 배우들이 '이때 이랬구나'라는 감상이 더해진다. 그것도 이 영화를 다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4. 111분 — 킬링 타임의 정석

러닝타임이 111분이다. 부담 없다. 그리고 이 111분 안에 베네치아 작전, 배신, 복수 준비, LA 작전까지 전부 들어간다. 늘어지는 구간이 없다. 작전 준비 과정이 재밌고, 각 캐릭터의 특기가 작전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는 재미가 있고, 클라이맥스의 추격전은 시원하다.

각잡고 봐도 좋고, 킬링 타임으로 틀어놔도 좋다. 머리를 쓸 필요 없이, 통쾌한 복수극을 즐기면 된다. 다만 이미 너무 많은 범죄 영화의 비슷한 패턴에 질린 사람이라면 새로운 충격은 없을 수 있다. 그건 솔직히 말해둔다.

 

5. 브라질리안 잡 — 아직도 안 나오는 속편

이 영화가 개봉한 게 2003년이다. 그 이후로 속편 '브라질리안 잡'이 나온다는 소문이 수없이 돌았다. 마크 월버그, 샤를리즈 테론, 제이슨 스타뎀이 다시 모인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시나리오가 완성됐다는 루머도 있었다. 근데 2026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 유튜브에 떠도는 트레일러들은 전부 팬메이드 컨셉 영상이다.

20년이 넘도록 속편을 기다리게 만드는 영화. 그 자체가 이 영화의 완성도를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끝나고 나면 더 보고 싶어지는 영화. 그게 좋은 영화의 조건 중 하나 아닐까.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진짜 이유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꽤 어릴 때였다. 줄거리보다 미니쿠퍼가 먼저 기억에 남았다. 그 작은 차 세 대가 도시를 누비는 장면이 너무 멋있었다. 그게 내 드림카의 시작이었다.

지금 다시 보면 내용이 엄청 색다르지는 않다. 범죄 영화의 전형처럼 보인다. 배신, 복수, 통쾌한 마무리. 근데 그게 전형처럼 보이는 이유가, 이 영화가 그 공식을 만든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금 나오는 수많은 하이스트 영화들이 이 구조를 가져다 쓰고 있으니까. 모든 것의 원조는 결국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

잘 만든 웰메이드 범죄 영화를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콕뷰 한 줄 평: 20년이 지나도 속편을 기다리게 만드는 영화는, 그 자체로 명작이다. (미니쿠퍼... 아직도 사고 싶은 차임)